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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마음이 없다

요약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가능한가
게시일
2023/12/25
태그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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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활한 우주는 마음이 없다. 조물주는 모든 것을 만물에 맡길 뿐, 사사로이 간섭하지 않는다. 이 무심한 세상에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진 희귀한 존재로서 인간은 불가피하게 묻는다. …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할 것인가. 세상에는 악이 버섯처럼 창궐하고, 마음에는 번민이 해일처럼 넘치고, 모든 것은 늦봄처럼 사라지는데,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이 가능한가.
“봄날은 간다”, <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p. 22
무미건조하게 보낸 크리스마스. 세상에 악이 창궐하는데도 잠잠한 하느님은 아마도 뜻이 있으시겠지… 이 세상에 쌓여가는 억울함은 그저 하느님이 감당하실 몫인가 싶다가도,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다. 가까이는 내가 다니는 송파교회의 전 관할사제인 오 신부님이 억울하지 않은가. 상임위원들조차도 자세한 송파교회의 내막을 모르면서 피상적으로 알고 있지 않은가. 다 피곤하고 무상한 일이다.
어제 저녁에는 주교좌성당으로 가서 예진이와 건이가 크리스마스 이브 행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사실 건이가 포함된 초등학생들의 발표는 늦어서 보지 못했다. 어쨌거나 의미있는 행사이지만 주교좌 주임사제를 보니 잠시 화가 치밀었다가 잊기로 했다.
발목이 아파 며칠째 뛰지 못하고 있다. 이 또한 세상을 사랑하기 힘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