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무엇이 있을까?
TL;DR
로그프레소에서 일하며 일년이 넘었는데 반성할 일이 많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홈페이지 만드는 과정은 재미있었지만 기억이 희미하다. 그리고, 갱년기인가보다.
로그프레소에서 일 년을 보내다
내가 일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지금과 같이 일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돌아보니 후회가 많다. 제품을 이해하고 지식을 확장해야할 시간에 삽질로 보낸 시간이 많았다. 제품을 이해하는데 더 시간을 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업무 자유도가 높은 곳에서 일하는데서 오는 좋은 점도 있다. 업무 진행에 문제가 있다면 어디서 일하든 상관 없고, 일하는 시간도 정해진 시간(하루 8시간)만 하면 된다. 40명 정도 되는 작은 회사에서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니! 덕분에 연차를 쓰지 않고도 병원에 가거나, 한낮에 운동을 한다든가, 식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신에, 생활 리듬을 잘 지켜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져서 괴로워진다.
새해에는 CC 인증 외에, UX를 개선하는 일도 시작한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올해엔 새 버전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ATT&CK과 가깝게 지내야 할 듯.
회사에서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지만 회사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니 난항이다.
좋은 점/기억나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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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다. 워라밸은 나의 역량에 달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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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짠 셸 스크립트가 제품에 반영되었다.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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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를 알아야 하는데, 아직 까막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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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일들이 많은데, 다 소화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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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익히는데 너무 학습곡선이 가파르다. (올해는 어떻게 되겠지?)
대한성공회 IT 관리자
서울교구 홈페이지 오픈
교구의 요청을 받아 서울교구 홈페이지를 오픈했다. 이전에 서울교구 홈페이지가 있었으나 관리가 잘 안되고 업데이트도 쉽지 않았나보다. 그래서 AWS에 대한성공회를 위한 계정을 만들어서 시작했다.
Public, private, db 3개의 구간으로 구성되는 VPC를 구성했다. Wireguard를 이용해 VPN을 구성하고, Elastic Beanstalk 위에 워드프레스를 올렸다. Beanstalk 인스턴스가 망가져도 빨리 복구할 수 있게 EBS, RDS를 연결해 시작했는데… 이용해보니 너무 운영비가 비싸게 들었다! AWS로부터 비영리기관을 위한 크레딧 $2,000를 받아 운영했는데, 몇개월만에 다 써버렸다.
지금은 그렇게 비싼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Lightsail이라는 경량 VPS를 AWS에서 제공하고 있어서 하나의 서버만 빼고 다 전환했다. 매일 인스턴스 스냅샷이 생성되기 때문에 장애가 생겨도 그냥 새로 인스턴스를 만들면 그만이다.
그 외에도 해킹당해 망가진 홀리넷 서버를 김용승 교우님 도움으로 AWS로 이전해 복구했다. 이 서버는 데이터가 아까워 유지하고 있지만 서울교구 홈페이지로 어지간한 것들은 옮기는 게 낫겠다 싶다. 서울교구 사회선교국, 서울교구 주일학교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각각 개별 서버들인데, 이게 맞는 건가 싶기는 하다. 멀티사이트 워드프레스 서버를 만들어서 자잘한 홈페이지들을 만들었지만… 이제는 안 쓰는 걸로. 플러그인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장점이 없다.
올해에도 AWS의 크레딧 $2,000을 받을꺼다. 지금 구성에서는 이 크레딧으로 AWS 비용을 거의 충당할 수 있다. 새해에는 관구 홈페이지를 만들게 될 듯하다. 이제는 IT팀이 필요하다. 교단이 워낙 작아 상근직을 고용할 수는 없지만, 관심있는 성공회 교우분들이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Google Workplace 도입
anglican.kr 이 주소는 원래 대한성공회가 메일 서비스용으로 사용했다. 그러다 사용이 워낙 저조해서 버려진 주소였다. 난 그런 이력도 모르고 이 도메인 주소를 구입했다. 구입하고 나서 보니 그런 이력이 있더라는!
성공회를 anglican church라고도 하고, episcopal church라고도 한다. 후자는 영국과 독립전쟁을 치룬 미국성공회 교회들이 사용한다. 그러니 anglican.kr이라는 주소가 과연 맞느냐는 이슈가 있기는 하다.
구균하 신부님이 테크숩 코리아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를 비영리기관으로 등록해놓으신 덕에 Google 비영리단체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anglican.kr 주소를 이용해 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구글 드라이브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좋은게, 구글 드라이브 개인 용량은 30GB로 제한되어 있지만 협업을 위한 공유 드라이브 용량이 무제한이다!
도입까지는 했지만, 교구 차원에서, 관구 차원에서 아직 IT 로드맵이 수립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알음알음으로 신청을 받아서 원하는 분들에게 계정을 발급해드리고는 있으나(대전교구, 부산교구에서도 이용 중), 많이 활용되고 있지는 않다. 앞으로 관구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Google Ad Grans를 이용해 캠페인을 한다든가 하는 일들이 있으면 좋겠다.
좋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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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에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계속 AWS를 만지며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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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은 메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쉬운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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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IT로드맵이 없다. 그런데… 성공회 안에 IT 전략을 세울 의사결정자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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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서비스 운영 부담이 커진다(IT팀을 만들어야 할 때가 되었다)
건강
이제 40대 중반, 야근은 꿈도 못꾸고, 조금만 늦게 일하거나 늦게 자면 몸이 안다. 그러니 꾸준히 운동을 하는 수 밖에. 움직이면 번잡한 생각도 멈춰서 좋다. 코로나 시즌으로 자의 반, 타의 반 재택근무가 이어지면서 6월, 7월은 한낮에 조깅을 하는 일이 많았다. 종종 10K 넘게 뛰곤 했는데, 그 시간을 50분대 초반에 들어온다. 햇살을 받으며 뛸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8월에는 어깨 수술을 했다. 복싱할 때 어깨가 뻐근하더라니, 난데 없이 회전근개 파열. 그래서 어깨를 잘 안 쓰는 러닝을 했지만 지난 주부터 복싱을 다시 시작했다. 이제는 80% 정도 회복된 듯.
급마무리
작년은 코로나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재택을 하는 동안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그게 좋았고, 가능하다면 집에서 꾸준히 일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변할 것같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