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범님은 갱년기가 틀림없다. 불과 몇 주전에는 권투 배우러 갔다가 운동하는 한시간 동안 30분 넘게 잔소리를 들었다. 이해가지 않는 소리도 좀 하셨는데, 그날은 좀 욱 하셨던 듯. 뭐… 그러실 수도 있지 하며 넘기려 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마음에 부담이 남아 체육관에 가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래도 가야지 하고 눈을 감고 들어가니 반갑게 맞아주시네.
나도 이제 어쩔 수 없는 아저씨. 사범님이 “아 옛날이여”라든가, “인생은 미완성 그리다 말은 그림” 하고 부르는 노래를 듣다보면 괜히 젊은 시절 사범님의 모습이 그려지며 왠지 애잔해지는 것이다…
시설이 낡아서 들어서기만 하면 ‘응답하라 1988’같은 느낌이 물씬나는 체육관. 주변에 깨끗한 복싱 클럽이 있는데도 굳이 여기를 찾았던 이유를 떠올려본다. 이런 낡은 곳에 미련이 남는 것을 보면, 낡아가는 나의 육체는 아직 쓸만하다는 동병상련인 듯 싶네.
나도 갱년기인가? -_-;a
PS. 2024.1.8. 이제 이 체육관이 있던 자리는 유명우를 아는지 모르는지 크로스핏이 자리 잡았다…